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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심리학

이상심리학에서 보는 아동기 이상심리: 발달장애의 이해

아동기 이상심리와 발달장애 개념

아동기는 심리적, 신체적, 인지적 발달이 가장 왕성하게 이루어지는 시기로, 이 시기 다양한 요인에 의해 심리적 어려움이나 장애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발달장애는 전체 아동 삶의 질, 가족의 역동, 교육 방향 등 다양한 영역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임상 주제입니다. DSM-5(정신질환 진단 및 통계매뉴얼)에서는 자폐스펙트럼장애(ASD), 지적장애(Intellectual Disability), 의사소통 장애(Communication Disorders),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특정학습장애(Specific Learning Disorder), 운동장애(Motor Disorders) 등 다양한 장애를 ‘신경 발달장애(Neurodevelopmental Disorders)’라는 넓은 틀로 분류합니다. 발달장애를 가진 아동은 인지, 사회성, 언어, 운동 기능, 학습 등 한 개 혹은 복수의 영역에서 발달 지연이나 질적 결함을 보이게 되며, 이는 성장 전반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아동기 발달장애를 조기에 발견하고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은 이후의 치료 방향 설정과 사회적 적응력 향상에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이상심리학에서 보는 아동기 발달장애

 

대표적 발달장애와 주요 증상

아동기 발달장애는 여러 유형이 있지만, 임상 현장에서 가장 흔하게 마주치는 대표적 장애로는 자폐스펙트럼장애(ASD), 지적장애, 의사소통장애,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그리고 특정학습장애가 있습니다.

 

먼저, 자폐스펙트럼장애(ASD)는 주로 2~3세부터 증상이 두드러지기 시작합니다. ASD를 가진 아이는 또래 아이들과의 눈맞춤이나 미소, 손짓처럼 기본적인 사회적 의사소통이 부족하거나 어색하게 나타납니다. 주변 사람과 자연스럽게 대화하기 어려워하고, 감정을 표정이나 말로 전달하지 못해 오해를 사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떤 아이는 거의 말을 하지 않거나, 말을 시작한 이후에도 본인의 의사와는 상관없는 독특한 문장이나 단어를 반복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또, 본인이 관심을 쏟는 특정 주제나 사물에 지나치게 집착하거나, 놀이도 다른 친구와 어울리기보다는 자동차를 줄 세우거나 같은 동작을 반복하는 식으로 혼자만의 방식을 고수합니다. 일상 생활에서도 생활 루틴이 조금만 바뀌어도 극심한 불안이나 분노를 보이고, 특정 소리·촉감에 민감하게 반응하거나 통증에 지나치게 둔감한 경우도 자주 발견됩니다.

 

지적장애는 전반적인 지적능력이 또래에 비해 현저히 부족하여, 학습, 언어, 대인관계, 자기관리 등 일상생활 전반에서 다양한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복잡한 과제나 추상적 사고를 요구하는 상황에서 이해력이 매우 낮고, 일상적 문제 해결에도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대체로 또래보다 언어 발달 그리고 운동·자립 기술도 더딘 편이며, 지나치게 낯설거나 복잡한 환경에서 쉽게 불안을 느끼거나 좌절하기도 합니다.

 

의사소통 장애에는 언어 이해나 표현 자체에 어려움을 겪는 언어장애, 단어나 음절을 부정확하게 발음하는 음성 장애, 말이 자주 막히거나 반복·연장되는 말더듬 등이 있습니다. 자연스러운 대화에서 문법이나 단어의 사용이 어색하거나, 또래보다 현저히 짧고 단순한 문장으로만 말하는 경우, 타인의 말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모습이 자주 나타납니다.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는 부주의, 충동성, 과잉행동이 동시에 혹은 복합적으로 나타납니다. 예를 들어, 한 자리에 오래 앉아 있지 못하고 수업 중에 자주 일어나거나, 지시사항을 끝까지 따르지 못해 숙제나 체험활동을 완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수가 반복되고, 주위 자극에 쉽게 산만해져 집중력이 금방 흐트러지며, 차례를 기다리지 못하거나 타인을 방해하는 등 사회적 갈등도 자주 겪습니다.

 

특정학습장애는 지능은 정상이지만 읽기, 쓰기, 수학 등 특정 인지 영역에서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를 보일 때 진단됩니다. 예를 들어, 글자를 천천히 읽거나 해석을 잘 못해 받아쓰기에 지속적으로 실패하거나 일정한 수 이상의 산수 문제를 반복적으로 틀리는 것이 이에 속합니다.

 

이러한 발달장애들은 일시적인 발달 지연이 아니라, 또래 아동과 비교해 봤을 때 일관성 있게, 다양한 환경에서 오랜 기간 반복적으로 나타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자주 “아직 어리니까”, “성장하면 자연히 나아질 것”이라고 관망하기 쉽지만, 예컨대 4~5세가 되어도 또래처럼 자신을 표현하지 못하거나 혼자만의 놀이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경우, 기본적인 자기관리(옷 입기, 식사, 화장실 사용 등)에서 현저한 어려움을 보인다면 발달장애 가능성을 꼭 한번 점검받아 보아야 합니다.

 

 

진단과 임상 평가, 현장 사례

발달장애는 다양한 영역에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므로,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임상심리사, 소아정신과 전문의, 특수교육 전문가 등이 함께 협력합니다. 진단 과정에서는 발달력·가족력 청취, 표준화된 심리검사(지능검사, 언어·학습평가, 자폐 선별검사 등), 행동관찰, 교사 및 부모 보고서, 신경학적 검사 등이 종합적으로 활용됩니다.
예를 들어, 언어 발달이 또래 대비 현저히 늦고 대인관계에서 일방적이거나 상호작용이 어색한 5세 자녀가 내원할 경우, 임상적 면담 및 검사를 통해 자폐스펙트럼장애 선별 후 조기 부모교육과 언어·사회성훈련이 바로 연계될 수 있습니다. 지적장애의 경우 특수교육 지원, 심리치료, 일상기술 훈련 등 다학제 지원체계가 권장되며, 학교 차원의 개별화 교육계획(IEP)이 중요하게 활용됩니다.
중요한 것은 단순히 ‘느린 것 같으니 기다려보자’가 아니라, 또래 아이들과 비교할 때 지속적이고 두드러진 발달지연이나 이상행동이 있다면 반드시 조기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치료 및 지원, 그리고 전문가 상담의 필요성

아동기 발달장애를 가진 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최대한 이른 시기(Early Intervention)에 평가와 지원이 시작되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영유아기나 취학 전후에 또래와 확연히 다른 언어나 행동, 사회적 상호작용의 어려움이 꾸준히 관찰된다면, 자연스럽게 좋아질 것을 기대하기보다는 즉시 임상심리사, 소아정신과 전문의, 언어치료사 등 발달장애 평가와 치료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에게 상담을 받아야 합니다.

 

자폐스펙트럼장애(ASD)의 경우에는 아이의 언어치료와 사회성 훈련이 조기에 시작될수록 그 효과가 높게 나타납니다. 예를 들어 반복적인 문장만 사용하거나 타인과 어울리지 못하는 경향이 보이면, 일상생활에서 활용 가능한 언어치료와 더불어 또래와 상호작용을 자연스럽게 연습할 수 있는 사회성 훈련 프로그램이 매우 도움이 됩니다. 자신의 행동을 인식하고 상황에 맞게 바꿀 수 있도록 하는 놀이치료, 일상생활을 구조적으로 계획하고 불안을 줄이기 위한 응용행동분석(ABA)과 같은 과학적으로 입증된 행동중재 프로그램도 꼭 권장됩니다.

 

지적장애 진단을 받은 아이는 발달 수준에 맞는 맞춤형 특수교육이 필요합니다. 복잡한 지시를 단계별로 나누어 설명하거나, 반복학습을 충분히 제공하는 등 아동의 학습능력과 속도에 맞는 교육환경이 필수적입니다. 동시에, 실생활의 기본적인 자립기술(식사, 옷 입기, 화장실 사용 등)·사회적 기술(다른 사람과 인사하기, 자신의 감정 표현하기 등)을 차근차근 익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관련해서 발달장애 아동과 가족을 위한 지역사회 복지관, 발달장애지원센터 등의 서비스를 반드시 연계해서 이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의사소통장애 아동은 전문 언어치료사의 지속적 치료를 통한 언어이해와 표현 연습, 대화기술 강화, 말더듬이나 음성 이상에 대한 훈련이 일찍부터 필요합니다. ADHD, 특정학습장애 역시 약물치료가 도움이 될 때가 많으며, 동시에 심리치료, 부모코칭, 개별화된 학습 및 학교 내 지원 등이 함께 이루어져야 일상·학업·사회 생활 적응이 원활해질 수 있습니다.

 

이러한 치료와 개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전문가, 가족, 학교(교사) 간의 긴밀한 소통과 협력입니다. 부모는 아동의 강점과 약점을 정확히 파악해 전문가와 정보를 공유하고, 긍정적 피드백과 일관된 생활습관 관리에 앞장서야 하며, 교사는 교실에서 개별화 교육계획(IEP) 등 맞춤 지원을 실시하고, 또래와의 통합 환경을 조성해야 합니다. 아울러, 아이의 정서적 어려움이 심하거나 가족이 심한 스트레스를 겪는 경우라면, 가족 상담 및 보호자 지원 프로그램, 부모 자조모임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초기 대응과 평가, 그리고 조기에 전문가와 함께 하는 통합적 지원이 아동의 잠재력과 사회적 성공을 이끄는 가장 중요한 열쇠임을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참고 및 안내

본 글은 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2013) “DSM-5: Diagnostic and Statistical Manual of Mental Disorders”, Siegel & Floody(2020) “The Neuropsychology of Autism”, 시그마프레스 ‘이상심리학(이상심리학회 편저)’, 한국발달장애학회, 대한임상심리학회 공식 홈페이지, 전국 장애인종합복지관, 각 지역 발달장애 지원센터 등의 자료를 참고하여 정보 제공을 위하여 작성하였습니다.